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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논어 - 공자 (현대지성, 소준섭)오피쓴의 일상라이프/문화 생활 이야기 2025. 8. 3. 01:51
대학원 시절, 애석하게도 석사 과정 때는 정기 주차 신청이 안되었습니다. 의정부에 살고 있던 저는 매일 신촌까지 전철을 타고 2년 동안 출퇴근을 했습니다. 그때, 전철에서 많은 책을 읽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논어였습니다. 신입생이었던 시절, 복잡한 마음을 가지고 있던 저에게 큰 영감을 준 말이 있었습니다.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아는 것은 안다고 하고, 알지 못하는 것은 모른다고 한다. 단순한 이야기입니다만, 실행하기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대학원 시절 제 태도에 많은 영향을 준 구절이었습니다. 아는 척을 하지 않고, 모르면 모른다고 담백하게 이야기하고 배웠습니다. 다행히도 많은 사람들이 그 모습을 이뻐해 주어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서두가 매우 길었네요. 지친 몸과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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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학 이야기: 첫 무향실(Anechoic chambers)을 찾아서오피쓴의 음향학라이프/음향학 이야기 2025. 7. 26. 21:56
음향학은 역사가 긴 학문입니다. 음향학의 시작을 규정하기는 어렵습니다만, 대부분은 기원전 피타고라스 시대를 이야기합니다. 개인적으로 레일리(Rayleigh) 경의 "The Theory of Sound"를 음향학의 뿌리가 되는 책으로 생각합니다. 이 책은 무려 1877년 발간되었습니다. 미국 음향학회(Acoustical Society of America, ASA)는 1928년 12월 27일 수립되었으며, 1929년 5월 10일 첫 학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오래된 역사는 음향학의 매력 중 하나입니다. 미국 음향학회도 이를 알기에, 비교적 최근에 "Reflection" 시리즈를 시작했습니다! Reflection 시리즈는 학계에도 우리 삶에도 큰 영향을 준, 역사에 길이 남은 논문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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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고도를 기다리며 - 사무엘 베케트 (민음사, 오증자)오피쓴의 일상라이프/문화 생활 이야기 2025. 7. 20. 19:46
인스타그램 릴스를 보다가 누군가 '고도를 기다리며'를 추천하더군요. 하나의 큰 목표를 이루고 다른 목표를 찾는 사람에게 추천한다고 들었습니다. 박사 학위를 받고 조금은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저는 회사 도서관으로 달려갔습니다. 역시나 민음사의 '고도를 기다리며'가 있더군요. 도서관은 최고의 복지입니다. 책은 희곡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잘 생각해보니 연극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책 내용은 두 주인공이 제목 그대로 고도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흠, 내용을 더 말씀드릴 것이 없네요. 이 책은 저에게 조금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몰입감이 있었으며, 책을 다 읽고나서 그 뜻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재미가 있고, 생각할 것이 있다는 것으로 봐서는 좋은 책임은 분명합니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말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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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파친코 - 이민진 (인플루엔셜, 신승미 옮김)오피쓴의 일상라이프/문화 생활 이야기 2025. 6. 30. 20:34
싯다르타 글에서 말씀드린대로 저는 책을 한숨에 읽는 것을 선호합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두꺼운 책, 특히 몇 부에 걸치는 책은 선뜻 손이 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책을 틈틈이 읽는 것으로 바꾸었으니 과감하게 평소 읽고 싶었던 파친코를 회사 도서관에서 대여했습니다. 점심시간마다 조금씩 읽다가 5월 연휴 때 집에 가져와 읽었습니다. 그리고 한 날 엄청난 흡입력으로 새벽 다섯시까지 다 읽어버렸습니다. 멈출 수가 없더군요. 내용 자체도 너무 흥미롭고, 책 안의 문장들도 가독성이 높아 절대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책을 읽다가 어느 때는 웃고, 어느 때는 코가 찡했습니다. 추천 추천 드립니다. 저는 이상하게도 한 사람의 일생을 다루는 작품들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영화로는 마틴 스코세이지(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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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싯다르타 - 헤르만 헤세 (민음사, 박병덕 옮김)오피쓴의 일상라이프/문화 생활 이야기 2025. 5. 6. 23:22
대학원 시절까지 책은 한숨에 읽는 것을 선호했습니다 주말 점심 즈음에 서점에 가 책을 고르고, 카페에 가서 한숨에 완독 하는 것을 즐겼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책은 한 번에 읽어야 재미도 있고 마음에 많이 남았었습니다. (위와 같은 취미 때문에, 두껍거나 시리즈 물은 잘 접하지 못했습니다.) 박사를 졸업하고 결혼과 취업을 한 이후에는 한숨에 책을 읽는 것이 어려워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책이 점점 멀어지더군요. 최근에는 여러가지 방안으로 책을 틈틈이 나눠 읽고 있습니다. 심지어 여러 권을 돌려가며 읽고 있습니다. 특히, 밀리의 서재가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조금 시간이 생기면 책을 읽을 수 있어 좋습니다. 이번 책도 침대에 누워 밀리의 서재를 구경하던 중 우연히 눌러 읽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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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승부오피쓴의 일상라이프/문화 생활 이야기 2025. 4. 6. 20:41
토요일 아버지 생신파티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일요일은 한가하게 누워 낮잠을 즐기려 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잠이 오지 않더군요. 마침 와이프님도 친구를 만나러 간 터라, 심심하더군요. 현명하신 와이프님께, 카페 가서 책을 읽을까, 운동을 할까, 영화 승부를 볼까 고견을 여쭈어봤더니, 영화를 보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집 앞에 CineQ로 달려갔습니다. 영화 승부는 김형주 감독님의 작품으로, 바둑 기사 조훈현, 이창호 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과거에 관련된 다큐를 보았기에, 오히려 재미가 반감되었으나 결과적으로 재미있었습니다. 조훈현 님이 다시 왕위에 오르기 위해 노력했던 이야기를 조금 더 디테일하게 갔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하나 생각이 든 것은 스승님이 보고 싶더군요.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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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쓴의 문화 생활오피쓴의 일상라이프/문화 생활 이야기 2025. 4. 6. 20:28
돌이켜보면 어린 시절부터 무척이나 영화와 음악, 그리고 책을 좋아했습니다. 뚜렷한 시기도 이유도 모르겠지만, 쭉 문화 생활을 즐겨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문화 생활을 하기에 너무나도 좋은 시대에 태어났던 것 같습니다. 영화는 저의 학창 시절 그리 비싼 취미가 아니었습니다. 친구들과 할 일이 없으면 의정부 태흥시네마에 가서 단돈 5,000원을 주고 영화를 봤던 기억이 납니다. OCN 같은 케이블 방송에서 각종 영화들을 무한히 재생해 주어, 채널을 돌리다 그 자리에서 두 시간씩 보는 일도 많았죠. 죄스러운 이야기이지만, 저작권의 대한 개념이 무지했던 시절, 불법 다운로드도 많이 받았습니다. 죄송합니다. 현재는 각종 OTT들이 집에서 편안히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해주고 있습니다. 심지어 구하기 어려운 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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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 음향학: 음파의 반사와 투과(반사 계수, 투과 계수 유도)오피쓴의 음향학라이프/물리 음향학(Physical Acoustics) 2024. 4. 21. 21:11
아버지와 낚시를 가던 때가 있었습니다. 낚시를 가면 물고기가 저의 목소리를 듣는다며, 아버지는 항상 조용히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때는 그말을 믿고, 꾹 참고 침묵을 유지했었습니다. 근데 과연 물고기는 저의 말을 들을 수 있었을까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공기 중에서 전파되던 음파는 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음파의 반사와 투과" 오늘의 주제입니다. 이번에는 음파의 반사와 투과의 가장 기본이 되는 반사 계수와 투과 계수를 수학적으로 유도해보겠습니다. 그런 후에 그 식을 다음 글에서 음미해보시죠. 그럼 시작합니다. 먼저, 반사와 투과가 일어나는 상황을 아래 그림과 같이 상정해보겠습니다. 아래 그림은 p^+로 명시된 음파가 매질 1에서 전파하다가, 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