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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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와 백화점을 갑니다.오피쓴 2020. 7. 4. 00:26
여자친구와 기념일이 되면 가급적 선물을 하려 합니다. 아직 학생인지라 수입이 많지 않아, 돈을 조금씩 모아 선물을 합니다. 제가 선물을 할 때는 특이한 원칙이 있습니다. '선물은 절대 제가 고르지 않습니다.' 기념일이 다가오면, 여자친구에게 오늘 선물을 사 줄 테니 골라보라 합니다. 그리고 여자친구를 백화점에 풀어놓습니다. 그러면 이리저리 촐랑촐랑 뛰어다닙니다. 어찌 그리 이리저리 관심이 많은지, 강아지처럼 온갖 곳에 참견을 다합니다. 오랜 시간 미간에 힘을 주면서 고민한 끝에, 선물을 고릅니다. 그리고 저를 맑은 눈과 미소로 바라봅니다. 저는 결제를 합니다. 결제가 진행되는 순간부터, 차에 타서 집에 가는 길까지 여자친구 머리에는 선물밖에 없습니다. 그럴 때는 빨리 집에 보내줘야 합니다. 여자친구는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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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은 날씨오피쓴 2020. 6. 16. 23:39
여자친구와 드라이브를 자주 합니다.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노래를 틀고, 이곳저곳을 무작정 달립니다. 그러다 날씨가 좋을 때면, 여자친구는 아름다운 풍경을 짧은 동영상으로 남겨둡니다. 그러면 저는 살짝 속도를 줄이고 천천히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어느 날, 혼자 집으로 가던 중 평소와 다른 새빨간 하늘을 보았습니다. 아름다웠습니다. 아름다운 새빨간 하늘을 보니, 괜시리 여자친구가 보고 싶었습니다. 같이 있었다면, 황급히 핸드폰을 꺼내어 동영상을 촬영했을 여자친구가 보고 싶은 날이었습니다. 그냥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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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좋아?'에 대한 답변오피쓴 2020. 6. 6. 00:07
여자친구는 가끔 당혹스러운 질문을 합니다. '내가 왜 좋아?' 참으로 어려운 질문입니다. 평소에는 항상 웃음과 장난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여자친구는 준비된 대답이 없어 그냥 넘어가는 줄 알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준비된 대답은 있지만 쑥스러워 말하지 않습니다. 여자친구는 바다와 커피가 잘 어울리는 여자입니다. 가끔 바다를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하는 여자입니다. 바다를 보고 해변을 걸으며 파도 소리를 즐깁니다.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여자친구는 커피를 좋아합니다. 자기 얼굴만한 커피잔을 잘도 들어, 홀짝홀짝 마십니다. 물론 디저트도 좋아합니다. 디저트와 커피를 번갈아가며 정신없이 먹다가, 괜시리 민망한지 웃어 보입니다.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참으로 바다와 커피가 잘 어울리는 여자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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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찾으러 너무 멀리 나갔다오피쓴 2020. 4. 27. 22:24
행복해지고 싶었다. 크게 불행한 삶을 살지 않았지만, 행복해지고 싶었다. 어릴 때는 행복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행복해지고 싶었다. 대학교에 가서는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했다. 행복을 찾아 이곳저곳 다니고 경험했다. 어리석었다. 행복을 찾으러 너무 멀리 나갔다. 행복은 항상 옆에 있었거늘, 항상 행복을 찾아 다녔다. 지금도 행복해지고 싶다. 그래서 나에게 주어진 행복을 최대한 느끼려 한다. 그래서 행복해지고 있다. 행복하다. 앞으로 더 행복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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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적인 행복한 순간오피쓴 2020. 4. 24. 23:24
대학원 생활을 하다보면 매우 바쁜 시기가 있습니다. 중요한 발표가 있다던가, 제안서와 같은 중요한 글을 작성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몇 일 혹은 몇 주를 오로지 일에만 열중합니다. 그렇게 바쁜 일이 끝나면 늘어지게 잠을 잡니다. 점심 즈음에 일어나 짜파게티를 2개 끓여 먹습니다. 맛있는 김치와 찬 밥과 함께 먹고 설겆이를 깔끔하게 합니다. 그리고 서점을 갑니다. 오랜 시간 책을 고르고, 그 중 마음에 드는 책을 삽니다. 그리고 카페에 갑니다. 등받이가 비스듬한 의자를 찾아 앉습니다. 매우 중요한 것은 등받이가 비스듬해야 합니다. 투썸과 스타벅스에 항시 있습니다. 카페에 가서 방금 서점에서 산 책을 읽습니다. 보통 한번에 책을 다 읽습니다. 책의 맨 앞장에 읽을 날짜와 한 문장 정도 느낌을 적습니다.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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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여행오피쓴 2020. 4. 20. 07:56
남해 여행은 기대와 달리 별다를게 없었다. 바다가 있었고, 산이 있었다. 남해에는 별다른 관광지도 없었고, 유명한 맛집도 없었다. 그 흔한 올리브영도 없었고, 마트도 편의점도 너무 멀었다. 그래도 내 인생에서 손에 꼽히는 여행이였다. 바다가 있었고, 산이 있었고, 그리고 너가 있었다. 바다를 바라보는, 산을 바라보는 너의 그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래서 남해여행이 좋았다. 남해는 그 자체로도 좋은 곳입니다. 아름다운 산과 바다가 있습니다. 맛있는 음식도 있습니다. (나중에 몇 가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올리브영은 진짜 없습니다. 개인적인 추억으로 저에게 남해는 좋은 곳입니다만, 누구든 한번 가면 남해가 좋아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