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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학 이야기: 수중에서 인간 청력(Underwater human hearing)오피쓴의 음향학라이프/음향학 이야기 2026. 8. 18. 21:33
인간의 귀는 공기 중에서 음파를 잘 수음할 수 있도록 진화해 왔습니다.
외이는 공기 중의 음파를 일종의 안테나처럼 수집하는 역할을 합니다.
중이는 음향 임피던스 매칭을 통해, 공기 중 음파가 달팽이관 내부 림프액에 잘 전파되도록 합니다.
그럼, 수중에서 인간의 청력은 어떻게 될까요?
음향 관점에서 공기 중과 무엇이 다르고, 결과적으로 물속에서 인간은 어떻게 듣게 될까요?
오늘은 수중에서 인간의 청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022년 Acoustics today 봄 호에 위 물음에 대한 답변이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 B. M. Casper and M. A. Babina, "Human Hearing in the Underwater Environment" Acoustic Today, 18(1)
저도 이 글을 중심으로 읽고 소개 드리오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본문 정독을 추천드립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Acoustics Today, 2022년 봄 호에 기재된 수중에서의 인간 청력 글
음파는 음향 임피던스에 의해 경계면에서 반사와 투과의 정도가 결정됩니다.
공기의 임피던스는 428 rayls, 물의 임피던스는 1.48 Mrayls입니다.
(정확히는 음향 특성 임피던스입니다. acoustic characteristic impedance)
물리 음향학 글에 있는 반사 계수와 투과 계수 식에 이들을 대입해 보면, 공기 중에서 전파하는 음파는 물을 만나면 99.94%가 반사됩니다.
**물리 음향학: 음파의 반사와 투과(반사 계수, 투과 계수 유도) :: 오피쓴의 너드라이프
위와 같이 공기 중에서 전파되는 음파는 일반적으로 액체나 고체를 만나면 대부분 반사됩니다.
따라서, 공기 중에서는 신체 대부분에서 음파는 반사되고, 외이도를 통해 들어온 음파가 고막과 중이를 거쳐 달팽이관에 전달되는 경로가 주된 청각 경로가 됩니다.
이번 글의 핵심은 여기입니다.
수중에서는 어떻게 될까요? 논문에 의하면 표피는 약 1.99 Mrayls, 진피는 약 1.80 Mrayls, 피하조직은 약 1.38 Mrayls입니다.
**A. I. Chen, M. L. Balter, M. I. Chen, D. Gross, S. K. Alam, T. J. Maguire and M. L. Yarmush, "Multilayered tissue mimicking skin and vessel phantoms with tunable mechanical, optical, and acoustic properties"
물과 비교해 보면 무척이나 음향 임피던스가 유사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신체 대부분이 물로 구성되어 있으니, 물과 음향 임피던스가 비슷한 것도 납득이 됩니다.
물과 신체 조직의 음향 임피던스가 유사하기 때문에, 수중에서는 음파가 머리와 신체 조직을 비교적 쉽게 통과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골전도(bone conduction)나 연조직을 통한 전달 등이 함께 관여하게 됩니다.
최근 유행하는 골전도 이어폰과 유사한 원리가 포함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공기/물에서 음파의 반사와 투과 예시
수중에서 사람이 소리를 듣는 경로가 공기 중과 다르다는 것은 여러 연구들을 통해 밝혀져 왔습니다.
이에 관한 중요한 연구들이 위에 소개드린 Acoustic Today 글에 잘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중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보고서 하나를 중심으로 소개드리겠습니다.
1969년 미 해군 잠수함 의학 센터(U.S. Naval Submarine Medical Center, NSMRL)에서 이와 관련된 보고서가 P. F. Smith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 P. F. Smith, "Underwater Hearing in Man: Ⅰ. Sensitivity" U.S. Naval Submarine Medical Center Technical Report 569 (1969)
16명의 잠수부들이 실험에 참가하였고, 이들 중 11명은 청력이 정상, 3명은 공기 중에서 청력 손상(6 kHz 영역), 2명은 공기 중에서 청력과 골전도 청력이 모두 손상된 상태입니다.
아래 오른쪽 그래프들은 공기 중 그리고 수중에서 청력 검사를 진행한 결과입니다.
A-C는 공기 중 청력 손상이 있던 잠수부, D와 E는 공기 중 청력과 골전도 청력이 모두 손상된 잠수부입니다.
각 그래프는 주파수에 따라 인지할 수 있는 최소 레벨을 나타낸 것입니다.
그래프의 y축은 음압 레벨(Sound Pressure Level, SPL)을 그대로 나타낸 것이 아니라, 11명의 잠수부들 대비를 나타낸 것입니다.
예를 들어 0 dB로 되어 있으면, 청력이 정상인 다이버들과 같은 결과라고 보시면 됩니다.
조금 복잡하네요.
각 선은 BC, AC, UW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BC는 골전도 청력, AC는 공기 중 청력, UW는 수중에서의 청력입니다.
복잡하지만, 결과는 간단합니다.
각 그래프에서 공통적으로 BC와 UW는 유사하게 움직이고, AC는 관계가 없어 보입니다.
다시 말해, 공기 중 청력이 손상된 다이버도 수중에서는 일반적인 청력을 가진 다이버와 유사한 수중 청력을 가지게 됩니다.
이는 수중에서 사람이 소리를 듣는 기전이 공기 중에 것과 달리, 골전도와 유사한 것을 의미합니다.

미 해군 잠수함 의학 센터 보고서. (좌) 보고서 표지, (우) 보고서 중 수중 청력 실험 결과 그래프 Ref: P. F. Smith, "Underwater Hearing in Man: Ⅰ. Sensitivity"
지금까지 수중에서 사람은 소리를 듣는 기전에 대해 소개해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공기중과 상이한 기전은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될까요?
대표적으로 두 가지입니다.
1. 소리를 감지하기 어려워진다.
2. 소리의 방향성을 인지하기 어려워진다.
둘 다 좋지 않은 소식이군요.
하나씩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아래 그래프는 위와 동일한 report에 나타나 있는 것입니다.
정상 청력을 가진 8명 잠수부의 수중 청력 검사 결과의 평균을 나타내었습니다.
수중에서 주파수에 따라 들리는 최소 음량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러한 그래프는 공기 중에서 등청감곡선(Equal Loudness Contour)이 있습니다.
공기 중에서 1 kHz는 0 dB에 가까운 소리도 들을 수 있는데, 수중에서는 50 dB는 넘어야 들을 수 있군요.
소리를 인지하기 위해서는 공기 중에 비해 상당히 높은 음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수중에서는 청력이 상당히 나빠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Acoustic Today에 여러 연구 결과들을 한 곳에 모아둔 것이 있습니다.
아래 오른쪽 그래프를 보시면, 그 정도는 각기 다르나 공기 중 청력(빨간색 선)에 비해 수중에서 청력이 안 좋아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수중에서는 중이에 있는 공기가 음파를 반사시켜, 결과적으로 기존 수음 경로의 성능은 열화 되고, 동시에 피부를 투과하는 음파는 반사와 감쇄로 인해 그 효율이 낮은 것 같습니다.
이 블로그를 쓰고 조금 더 찾아보고 싶네요.

수중 청력 실험 결과, (좌) 미 해군 잠수함 의학 센터 수중 청력 실험 결과, (우) 여러 연구들 결과 종합 Ref: P. F. Smith, "Underwater Hearing in Man: Ⅰ. Sensitivity" Ref: B. M. Casper and M. A. Babina, "Human Hearing in the Underwater Environment"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공기 중에서 소리가 어디서 발생했는지는 두 귀에 도달하는 소리 차이에 기반합니다.
Interaural time difference (ITD)와 interaural level difference (ILD)는 각각 음파가 도달하는 시간과 크기로 음원의 위치를 추정합니다.
1973년 S. H. Feinstein은 수중에서 사람의 음원 위치 추적에 대한 실험을 수행하였습니다.
** S. H. Feinstein, "Acuity of the human sound localization response underwater"
수중에서 잠수부들의 Minimum audible angles (MAAs) 측정하였습니다.
MAAs는 두 음원이 서로 다른 방향에서 발생한 소리라고 느낄 수 있는 최소 각도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MAAs가 10º라면, 5º와 같이 10º 내에 위치한 음원은 서로 다른 위치에 있다고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논문을 보면, 공기 중에서 MAAs는 3º - 7º 수준이라고 합니다.
** A. Carlini, C. Bordeau and M. Ambard, "Auditory localization: a comprehensive pracitical review"
Feinstein 논문에 의하면, 수중에서는 MAAs가 10º - 20º 수준으로 방향 추정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고 합니다.
또한, 흥미롭게도 훈련을 통해 조금 극복은 가능하다고 하며, 최종적으로 7º - 11.5º의 결과를 얻었다고 하는군요.
(여담으로 잠수부의 왼쪽, 오른쪽에서는 비교적 MAAs가 적으나, 앞/뒤에서는 MAAs가 크다고 하군요.)
결과적으로는 공기 중에 비해 음원의 위치를 찾는 것이 어려워졌습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수중에서의 수음 기전을 떠올리면, 이 또한 쉽게 수긍이 됩니다.
공기 중에서는 두 귀로 주로 음원이 수음되고, 뇌가 이 음파 신호들을 처리하여(크기와 위상을 분석하여) 음원의 위치를 추정합니다.
하지만, 수중에서는 모든 방향에서 음파가 피부를 투과하여 달팽이관에 도달하기 때문에, 음원의 위치를 추정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음파가 공기 중에서 속도가 343 m/s인 반면, 수중에서는 1,500 m/s로 굉장히 빠릅니다.
이는 각 방향에서 음파들이 귀에 도달하는 시간의 차가 적어짐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ITD가 작아지고 어디서 소리가 들어오는지 구별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이번 글은 수중에서 사람이 음파를 듣는 기전을 소개해드리고, 그에 따른 수중 청력에 대해 다루어 봤습니다.
글을 읽다 이런 연구를 왜 하는지 알아보니, 잠수부들이 수중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더군요.
음파 탐지기(Sound Naviagation And Ranging, SONAR)나 수중에 말뚝을 박아 넣는 파일 드라이버 등 인간이 만들어내는 수중 소음이 크다고 합니다.
이에 잠수부들이 큰 소음에 노출되고 청력 손실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효과적으로 잠수부들의 청력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했고, 수중에서 음파의 수음 기전을 알아야만 했습니다.
위 내용을 알고 있는 우리는 수중에서 청력을 보호하기 위해 단순히 귀를 막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아는 것처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기전을 분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잠수부들의 수중 청력 실험 사진을 드리며 마무리하려 합니다.
아래 왼쪽 사진은 최초의 실험이라고 여겨지는 사진이고, 오른쪽 사진은 미 해군 잠수함 의학 센터의 실험 사진입니다.
딱 봐도 굉장히 어려워 보이는 실험이네요.
문득, 이런 연구를 깊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감사합니다.
오피쓴 드림

수중 청력 실험 사진. (좌) 최초의 실험 (1929년 Stetter, H. 논문), (우) 미 해군 잠수함 의학 센터 실험 Ref: P. F. Smith, "Underwater Hearing in Man: Ⅰ. Sensitivity" Ref: B. M. Casper and M. A. Babina, "Human Hearing in the Underwater Environment"
[참고 문헌]
1. B. M. Casper and M. A. Babina, "Human Hearing in the Underwater Environment" Acoustic Today, 18(1)
2. P. F. Smith, "Underwater Hearing in Man: Ⅰ. Sensitivity" U.S. Naval Submarine Medical Center Technical Report 569 (1969)
3. S. H. Feinstein, "Acuity of the human sound localization response underwater" The Journal of the Acoustical Society of America, 53 393-399
4. A. Carlini, C. Bordeau and M. Ambard, "Auditory localization: a comprehensive practical review" Frontiers in Psychology, 15
5. A. I. Chen, M. L. Balter, M. I. Chen, D. Gross, S. K. Alam, T. J. Maguire and M. L. Yarmush, "Multilayered tissue mimicking skin and vessel phantoms with tunable mechanical, optical, and acoustic properties" Medical Physics, 43(6), 3117-3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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