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향학 이야기: 하만 타겟 (Harman Target) - 헤드폰, 이어폰 음질의 기준

안녕하세요, 오피쓴입니다.

 

능동 소음 제어(ANC) 이후로 약 삼 년 만에 음향학 이야기가 돌아왔습니다.

 

조금 부끄럽네요. 부지런히 음향학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소개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오디오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처음 회사에 들어가 음질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헤드폰과 이어폰을 제작할 때, 좋은 음질의 기준이 뭐지?"

 

제가 전공한 물리 음향학에서는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바로 선배님이자 멘토님에게 찾아가 질문을 드리니, 오늘의 주인공인 하만 타겟 (Harman Target)을 소개해주셨습니다.

 

하만 타겟의 존재를 알고 이것저것 찾아보니, 미국 음향학회의 Acoustic Today 잡지에서 이와 관련된 글이 있더군요.

 

그래서 이번에는 Acoustic Today에서 발행한 하만 타겟에 대한 글을 정리하여 말씀드려 볼까 합니다.

 

제 글을 보시고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은 아래 링크를 들어가 본문을 읽어 보세요. 공짜입니다.

https://acousticstoday.org/he-perception-and-measurement-of-headphone-sound-quality-what-do-listeners-prefer-sean-e-olive/

The Perception and Measurement of Headphone Sound Quality- What Do Listeners Prefer? - Sean E. Olive

Acoustic Today 2022년 Spring, Volume 18,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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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음질은 주파수 응답(Frequency Response, FR)을 조절하여 만들어집니다.

 

실험용 스피커는 모든 주파수에서 출력이 일정할수록 좋습니다.

 

아래 그림은 주파수 응답의 예시입니다. 주파수에 따른 출력을 가청 주파수인 20 Hz부터 20 kHz까지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림에서 검은색 점선이 모든 주파수에 출력이 일정한 예입니다.

(대학원 때는 이런 스피커를 구하기 위해 노력했었죠..)

 

하지만, 일반 청취용 스피커는 주파수 구간별로 출력을 높이고 줄여 좋은 음질을 만들어 냅니다.

 

아래 그림에서 빨간색 실선은 음질 튜닝을 수행한 주파수 응답 예시입니다.

 

100 Hz 미만의 저주파는 출력을 높이고 1 kHz 부근의 출력은 조금 줄였습니다.

 

이런 식으로 스피커를 비롯한 헤드폰, 이어폰 제조사들은 음질을 튜닝합니다.

주파수 응답(Frequency Response, FR) 예시

 

이제 중요한 질문이 나오게 됩니다.

 

그럼 어떻게 주파수 응답을 튜닝해야 될까요? 주파수 중에서 어느 부분의 출력을 높이고 내려야 할까요?

 

또 출력을 올리고 내린다면 그 정도는 어떻게 결정해야 할까요?

 

아주 어려운 문제입니다.

 

사람들의 입맛이 다 다르듯, 선호하는 주파수 응답도 모두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대부분 맛있어하는 음식이 있듯,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호하는 주파수 응답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찾는 것이 여러 연구진들과 회사들의 목표입니다.

 

 

오랜 시간 이를 고민하고 현재 그 기준이 되는 것이 하만 타겟(Harmant Target)입니다.

 

아래 그림을 보시면 하만 타겟을 포함한 그동안 제시되어 왔던 여러 타겟들의 주파수 응답이 있습니다.

(하만 타겟은 초록색 실선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하만 타겟은 100 Hz 미만 저주파 출력이 높고, 다른 타겟에 비해 2-4 kHz은 출력이 낮습니다.

 

이제 조금 더 여러 타겟과 더불어 하만 타겟에 대해 더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하만 타겟(Harman Target) 등 다양한 주파수 응답 (Acoustic Today 글의 그림 5), 참고 사항으로 500 Hz 크기고 동일하도록 정규화(normalization)되어 있음.

 

 

1970년대에는 반사가 없는 자유 음장(Free Field, FF)에서 듣는 것과 같이 주파수 응답을 조절하였습니다.

 

잘 훈련된 사람들을 반사가 없는 방에 넣어 둡니다.

 

그리고 헤드폰 없이 짧은 주파수 대역을 듣고 이를 기억합니다.

 

그 후에, 헤드폰을 착용하고 (헤드폰이 없을 때와 같도록) 크기를 조절합니다.

 

이를 가청주파수에 대해 반복하여 위 그림 검은색 점선과 같이 주파수 응답을 완성합니다.

 

 

1980년대에는 반대로 반사가 많은 (흡음이 없는) Diffuse Field (DF)에서 듣는 것과 같이 주파수 응답을 조절하였습니다.

 

이때부터는 외이도에 probe microphone을 삽입하거나, Head And Toso Simulato (HATS) 등 장비를 이용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자유 음장(FF)보다는 반사가 많은 것과 같은 주파수 응답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오랜 시간 Diffuse Field에 맞추어 튜닝되어 헤드폰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이후 연구진들은 더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주파수 응답을 찾기 위해 자유 음장과 Diffuse Field 그 사이를 찾아보려고 합니다.

 

그것을 Semireflective field라고 합니다. 일반적인 방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실험을 통해 주파수 응답을 맞추고, 더불어 청음 훈련이 된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끝없는 수정을 수행합니다.

 

그리고 완성된 것이 오늘의 주인공 하만 타겟입니다.

 

저는 여러 가지를 생략하고 흐름만 말씀드리니, 자세한 것은 본문과 여러 참조 문헌들을 읽어 주세요.

 

Headphone Frequency Response Target History

 

그럼, 하만 타겟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선호할까요?

 

여러 검증 실험이 있었으며, 이 중 하나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시중에 나와있는 31개의 헤드폰 모델을 130명에게 실험을 수행하였습니다.

 

피실험자 130명의 반은 일반인이고, 또 다른 반은 청음 훈련을 받은 사람입니다.

 

헤드폰은 $60부터 $4,000까지 다양한 가격 분포를 선정하였으며, 이 중 4가지 모델의 주파수 응답이 하만 타겟과 유사하였습니다.

 

 

참고로 virtual headphone blind method라고 하여 특별한 실험 방법을 사용하였습니다.

 

착용감 등 다른 변수를 없애기 위해 물리적인 헤드폰은 하나만 사용합니다.

 

그리고 주파수 응답만 각 모델의 것을 모사하여 재생합니다. 이를 통해 주파수 응답만 변수로 하여 실험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 실험도 한계는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비선형 왜곡 등은 똑같이 재현할 수 없습니다)

 

 

아래 표를 통해 결과를 한번 보겠습니다.

 

성별, 청음 훈련 유무, 나이에 상관없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만 타겟을 선호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20-40대는 70%의 피실험자들이 하만 타겟을 선호한다는 결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하만 타겟이 여러 사람들의 입맛을 잘 맞추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몇 가지 특이 사항들을 볼까요?

 

여성들은 일반적으로 저음 출력이 적고 고음 출력이 높은 것을 선호합니다.

 

그리고 50세 이상의 고령층(?)은 높은 비율로 저음이 낮고 고음이 높은 것을 선호합니다.

 

고령층에 대해서는 청력이 손실되어 그런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이렇듯 하만 타겟은 모든 사람을 입맛을 맞추지는 못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많은 제조사들은 EQ를 조절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만 타겟 선호도 테스트 결과 표 (Acoustic Today Tabl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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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Acoustic Today에 발행된 Harman Target에 대한 글을 읽고 정리하여 소개해드렸습니다.

 

항상 그렇듯, 본문에 더 자세히 친절하게 나와 있으니 꼭 한번 읽어 보세요.

 

그리고 또 항상 그렇듯, 궁금하신 것이 있으시면 언제든 댓글 및 메일 주세요.

 

최대한 답변을 찾고 찾아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랜만에 글을 작성하다 보니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항상 글을 쓸때마다 부족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이건 취미니까 부담감을 내려놓고 편하게 힘을 빼고 쓰려고 합니다.

 

앞으로 재미있는 글들을 찾으면 자주자주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피쓴 올림

 

[참고 문헌]

1. Sean E. Olve, "The Perception and Measurment of Headphones Sound Quality: What Do Listeners Prefer?" Acoustic Today, 18(1)